말로만 전해듣고, 연예인들이 장난삼아 흉내내는 것만 보아 알던 관광버스춤을 실제로 보며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그나마 어른들이 배라는 교통수단에 좀 적응하느라 소수만 일어나 흥을 낼때 살짝 찍은 사진이다.
안면도 가서 처음 일정이 유람선을 탄 것이었는데, 단체와 함께 타서 좀 시끄러울 것이라는 티켓박스의 안내는 받았지만, 내릴 때는 뽕짝만 들어도 토가 나올 정도로 시끄러웠다. 우리부부 말고도 아이 셋이 있는 가족도 탔는데, 그들도 큰 음악소리를 달가워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춤이라는 것이 절대 추한 것이 아닌 흥의 표현인데, 어떤 수준으로 누가 추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노인이라고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정도가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싶다. 솔직히 어려서부터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내가 외국인들을 관광시켜주는 상황이었다면 아주 민망할 뻔했다. 초기 20분 정도는 내게는 생소하지만, 나름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려는 열린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1시간 반동안 끊임없이 저런다는 것은...단체의 취향에 개인의 조용한 여가가 무시하고는 배에서 내릴 때 선장이 미안하다고 말한마디 하면 되는 것인가!!
여행다녀온 지 10여일이 지나 내가 이 사진을 올리는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는 부천 중동에서 오래된 아파트 중에 하나다. 평수도 작은 평수밖에는 없다. 그래서 아주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과 노인들이 주 세대를 이룬다. 어제~오늘 불우이웃을 돕는다고 아파트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어제부터 소음에 난 기겁하고 있다. 바자회하면 장이 서서 그 수익금을 사업 목적에 맞게 쓰는 것으로만 예상하고 있었거늘... 무슨 각설이 공연같은 것을 저녁마다 한다. 북치고, 엿장수 가위질하고, 꾕과리, 징 치고 난리다. 10분~20분짜리 공연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면, 난 정말 아량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 각각 4시간동안 마이크 잡고 스피커는 오라지게 크게 틀어놓고 나이드신 분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노래들도 연발한다. 북 리듬은 오래 듣고 있으면 무당집에서 굿하는 거 같다.
와우... 이렇게 난리를 쳐서 어떤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것일까?
불우이웃이라는 이름만 걸고 우리 아파트에서 수익금 먹어버리는 건 아닐까??
모여 사는 사람들의 정서를 정말 무시할 수가 없다.
어딜 가든 이웃의 영향력은 강력한 거 같다.
다음에 이사갈 때에는 조용한 사람들,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잘 녹아있는 분위기에서 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