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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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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8. 23:51 엄마/육아초보

아들이 태권도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도장에서 1년에 한번 한다는 태권도 공개수업에 다녀왔다.

아들이 어찌나 늠름한지 기특했다.

그리고 검은띠로 수련의 기간이 늘어가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자식도 아닌데 그리도 이쁘던지....

도윤이가 태권도 계속 하다보면 그렇게 절도 있고 씩씩하게 교본의 자세들을 익히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가 되었다.

 

어제는 영어학원 상담에 다녀왔다.

전화로 해도 되는 상담 굳이 학원으로 부르셔서 갔지만,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눈을 마주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몰랐던 것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아들이 대외적으로 긍정적으로 비추어지는 사람이구나, 참 밝게 잘 자라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피아노는 내일 샤이닝키즈 CD제작 녹음 때문에 시간이 겹쳐서 못하기에 12월까지 쭉 쉬려고 한다.

아무래도 피아노는 동네에 좋은 학원을 다녀야 할 거 같다.

내가 방학하면... 책도 팔고, 새책도 들이고,

학원가도 좀 둘러보아서 우리 아들의 필요에 좀 더 예민해져야겠다.

 

엄마는 입사한 이후에 퇴사가 불가능하고, 박봉 중의 박봉인 직업이다.

아이가 늘 마음과 몸, 이성과 감성이 균형되게 성장하고

영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가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기준에서 능력 또한 뛰어나도록 성실하게 돕고 싶다. 그 베이스를 깔기 위해 샤이닝 키즈를 시작했던 것인데, 이번 학기는 나 스스로를 너무 다그쳐서 이도저도 못한 거 같다. 아들은 바쁜 엄마 얼굴을 얼마나 본 것인가?

나는 또 이번학기에 뭘 해보겠다고 한번 지나가면 볼 수 없는 유아시절의 아들의 미소를 뒤로하고 도서관에 있었던 거지?

"우리엄마 나이들어도 정말 성실함은 여전하네. 나도 엄마 따라서 열심히 노력해야지" 라는 말 들어보겠노라 안돌아가는 머리 부여잡고 씨름했는데... 비록 아들의 얼굴을 많이 보지는 못했어도 중간고사나, 평소의 합성학 스터디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에 대해서 후회는 안하지만 마음 한켠에 찜찜한 것은 뭘까?

 

posted by 기쁘게
2013. 12. 9. 22:52 엄마/육아초보

아들과 보내는 대부분의 순간은 즐겁다.

특히 아이의 천진한 발상은 호탕한 웃음을 지어보는 날이면 젊어지는 느낌이랄까...

 

토요일 외출준비를 할 때였다.

나: 걸어가니까 우리 오리털 입자!!

아들: 오리털?? 우리집에 오리가 어디있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osted by 기쁘게
2011. 7. 11. 01:07 엄마/육아초보
요즘 아들은 부쩍 자기 주장이 세졌다.
미운 네살로의 전이가 이루어지나보다.
호기심 많고, 도구를 쥐어주었을 때 부모가 제시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독창성을(?) 가진 접근으로 뭔가를 시도하고는 나름 뿌듯해한다. 그 과정을 지켜볼 때 난 항상 해피하지는 않다. 
내 판단의 기준이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님에도, 내가 판단해서 매우 획기적으로 풀이되면, 아이를 칭찬하지만, 그런 횟수는 적다.
거의 속이 탄다.
도구의 목적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용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려니 하지만 내 말은 잘 따르려 하지 않는 건 불순종 같아서 괜히 부아가 치민다.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그 고집을 꺾으려 하지는 않지만, 아들도 내가 그런 자기를 마냥 귀여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낌으로 간파하고 있을 정도다.

한번은 기저귀를 벗겨놓았더니 매트에 똥을 싸 놓고, 손안마로 지 똥을 내리 치며 떡을 만들어놓고는 좋아라 했다. 
무지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사건 발견 순간 하지 말라고 경고 했는데도 멈추지 않고 너무 좋아했다.
내가 큰소리로 도윤이를 억제할 때는 대부분 도윤의 무지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조용한 목소리로 수정을 해준다.
처음부터 큰소리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근데 나를 잘 보면서 "네"라고 대답은 엄청 잘하지만, 행동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역시 아기의 뇌라는 걸 이해하면 난 감정에 큰 동요가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난 "순종"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아이가 내 말을 안들으려 할 때마다 몇번 때렸다.  

지나고보면 때려서 가르칠 일이 아닌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던 거 같다.
그런데도 난 내 말을 안듣는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아이의 손바닥을, 혹은 궁댕이를, 혹은 등짝을 때리곤 했다.
2년동안 가장 후회되는 것이 도윤에게 경고성 멘트로서의 체벌인데...
"네"라고 대답 잘 하는 아들에게 사과하며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말하는 정도로 덮어버리곤 했다.
앞으로는 좀더 지혜롭게 아이를 훈육하고, 사랑으로 더 다가가는 엄마이고 싶다.
지금 도윤과 나의 경험은 도윤에겐 먼 훗날에 기억 못하는 시간이겠지만...
조금의 차이들이 쌓이면 결과는 무서운 법.

괜히 이렇게 쓰고 나니까 아들한테 더 미안해지네.
그래봤자 아프게 때린 건 3~4번 뿐인데...
posted by 기쁘게
2011. 7. 11. 00:54 엄마/도윤이일상

옆에 D-day기능보고 깜놀했다.
도윤이가 세상 빛 본 지 벌써 700일이 넘은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20여일 후면 두돌인데...
나라는 엄마는 다른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몇일 경과했다는 걸 세지 않았다.
(도윤아빠와 연애 할 때도, 몇일이니 따지지 않고 그냥 넘겨왔다.)
상대와의 관계에 대한 무성의는 결코아니다.
날짜를 세는 게 지난 날에 대한 애착같다는 나만의 생각때문이다.
암튼 지난 2년여 세월이 내게는 참 소중했고, 내 간의 크기만하던 도윤이가 내 하체길이에 육박하게 클만큼 엄청난 성장도 지켜보았다.

도윤의 대근육 운동 발달은 매우 빨랐다.
목을 가눈 것도 100일 이전이었고, 뒤집기, 앉기, 잡고 일어서기, 기기, 걷기, 뛰기, 점프놀이 등...
예전이나 요즘이나 활동성은 객관적으로 평균 이상이다.

그런데, 말은 좀 더디다.
아빠, 엄마, 물, 아멘, 출발 등의 자주 접하는 단어 외에는 외계어를 구사했고,
따라하라는 말은 좀 따라하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베시시 웃으며 엄마의 가르치려는 노력을 은근 묵살했다.
그런데 오늘밤은 할머니와 엄청난 말을 구사해냈다.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들을 명확하게 따라하는 것 아닌가!
우리 방에 않아있다가 도윤의 외침들에 감동해서 튀어나왔다.
그러나 관람객이 많아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딴청이다.
암튼 도윤의 발음은 매우 명확했고, 나름의 시도 역시 적극적이었다.
내가 하라고 하면 너무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데, 할머니가 하라고 하면 못해도 재미있는 걸까?
이유야 어찌됐든, 도윤이는 내가 해보라는 건 잘 안하려 한다.

반면 노래는 잘 흥얼거린다.
발음 들리는 대로 노래하기에 뜻은 잘 안통하고, 노래가 쭉 이어지기보단, 자기가 확실하게 발음할 수 있는 구절만 노래한다.
곰세마리.
생일 축하합니다.
아침바람 찬바람에
외에 여러번 들어본 다른 노래들...
노래로 말을 가르쳐볼까도 했는데, 우리 아이에게만 한정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래는 노래요, 말은 말이더군.

posted by 기쁘게
2011. 1. 25. 00:14 엄마/육아초보
도윤,우리부부, 엄마는 피곤한 몸을 끌고 사랑하는 도윤에게 좋은 자극을 줘보고자 나들이를 떠났더랬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옆에 "씨랄라"라는 실내 아쿠아파크인데...
날이 추워서인지, 원래 실내 워터파크들의 특징이 그런건지, 
온수전용풀이 아니고서야 일반 풀의 물온도는 아기들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찼다.
건장한 나도 열심히 수영하고 난 후에 몸에 열이 좀 오를 즈음에 들어갔어도 곧이어 으들으들 떨렸으니까.
그래서 도윤 할매는 도윤이를 위해 계속 스파 탕을 즐기자고 주장했고, 난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미끄럼틀이라도 태워보자고 했다.
내가 안고 탔는데, 미끄럼틀에서 엉덩이가 미끌어지는 순간,
'아... 이건 판단 미스...'라는 후회가 밀려오면서 3~4초 후 도윤할매의 질타의 말과 한대를 얻어맞았다.
45cm의 깊이지만, 이건 "유아풀"이 아니라, "어린이풀"이었던 거다.
유아라는 기준에도 도윤이는 아직 한참 어린 "아기"였다.
결국 도윤이는 물을 좀 먹고 놀랬는데... 옆에 있던 어른들이 더 놀라니까 움찔 했고, 나도 그 어른과 같은 마음이었기에 꼬리를 내리고, 곧바로 스파로 직행.

조금 몸좀 녹이다가 아주 찜질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아를 위한 놀이시설이 있어서 도윤이는 내복바람으로 한참을 놀았다.
찜질방 2층에는 저온 찜질방이 잘 되어 있어서 도윤이가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그 사이에 나는 수영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아주 짧은 래인이나마 튜브없는 풀장에서 여러 영법으로 그간 못한 수영을 열심히 해댔다.
10바퀴 돌고나니 좀 어질어질 한 것이... 앞도 잘 안보이고... 마침 수영장도 10분간 휴식시간이라며 풀에서 다 나가라기에 찜질방에 다시 합류.

거의 2시가 다되어 입장해서 6시가 다되어서 퇴장했다.
용인까지 갈까했으나, 다녀와보니 캐리비안 실내시설이나, 영등포 씨랄라라나 그닥 큰 차이를 못느끼겠더군.
입장료 저렵한 것이며, 이동시간 짧은 것이며, 집에서 가까워서 심적인 부담이 덜한 것 등의 장점이 더 많은 씨랄라가 괜찮은 듯. 
하지만 어리지만 주관이 분명하고, 그 표현이 격한 도윤이를 어미초보 혼자 그곳에 데리고 다녀오기란 무리다.
오늘이야 지원군이 두명이나 있었으니 다녀왔지, 혼자선 no! no!   

그나저나 도윤이랑 단 둘이, 혹은 여러 엄마들과 그녀들의 자녀들을 대동한 소풍다운 소풍은 언제쯤 가능할까?
대략... 3~4년후?
지금으로선 그때를 희망하지만, 그때가면 놀랄 때마다 "엄마"를 부르며 찰거머리처럼 붙는 아들래미를 추억하며 그리워하려나?
posted by 기쁘게
2010. 10. 15. 00:20 엄마/도윤이일상
근본적으로는 내가 부주의한 거지만, 아들한테 처음으로 세게 볼기를 두대 때리게 한 사건.

가방을 뒤져서 립스틱을 꺼내 손에 덕지덕지.

도윤 자신의 내복은 말할 것도 없고, 내 가방, 책, 우리 이불에 붉은 립스틱 자국 짙게 내주신 우리 아들. 처음 도윤이를 보자마자 코피가 난 줄 알았다. 요근래 오른쪽 코에서 피가 맺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깜박 졸다가 눈을 떴더니 립스틱 잔뜩 묻은 손으로 내 목을 감싸서 뽀뽀하며 자신의 만행을 무마하려는 아들의 웃음. 그걸 보는 순간, 졸음장군 물러가시고 머리가 차가워졌다. 벌떡 일어나서는 주변을 살피고 휴지로 빨리 닦아야 할 부분부터 살폈다. 바닥을 박박 닦다가 아들 손을 닦아주고는 옷부터 갈아입혀야겠다는 생각과 이거 그냥 넘어가선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오버랩된다. 바지를 벗기고 다른 바지로 갈아입히려다 말고, 화를 참지 못해 궁둥이를 아주 세게 때리면서 훈육을 했다. 감정같아서는 아마 립스틱 색깔만큼이나 아기 볼기짝 색깔이 변하도록 때렸겠지만, 고놈 그렇게 때린다고 변하는 건 없으니까 경고성으로 세게 두대 양쪽을 때렸다. 지도 잘못한 것을 아는 눈치였다. 그래도 아프고 엄마가 그렇게 세게 나올거라 예상을 못했으니 마구 우는데, "니가 뭘잘했다고 울어!!"라니까 울음을 그치고 눈치를 살폈다. 와~~눈치를 보는 수준으로 뇌가 발달한 것이 놀랍기도 했고, 코피인 거로 착각할만큼 아들이 걱정되었기에 그냥 웃으면서 카메라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찍어볼까도 했다. 그런데 그랬다가는 세게 볼기 때린 효과가 감소될 거 같아서 아들 잘때 이렇게 내복만 찍었다.

립스틱은 사진과 같이 몽당이 되었다. 사서 몇번 바르지도 않은 건데... 도윤이 임신했을 때 사서 조리하느라 통 못바르고 아기한테 묻을까봐 가방에 잘 넣어놓고 가끔 발랐던 건데... 립스틱은 이렇게 운명을 달리했다.
내 아들!! 나중에 돈 열심히 벌어서 아내나 여친만 화장품 사주지 말고, 엄마부터 좋은 화장품 사줘라. 너 덕분에 얼굴에 주름도 늘고, 멋도 못내봤다.ㅠ,.ㅠ

그렇게 나한테 된탕 혼이 난 후에 놀이학교에 갔는데, 분풀이를 친구에게 하고 말았다.
상태가 그닥 유쾌하지 않은 날인데다가, 모르는 친구가 와서는 껴안은 것이 여간 귀찮았던 게 아니었던 거 같다.
나름 귀찮은 행동에 대해 거부표시를 했는데(밀쳐냈는데도) 친구가 힘을 줘서 꽉 껴안으니까 그 성질을 못이기고 상대 아기 볼을 깨물었다. 자국이 아주 선명하게 남았다.ㅠ,.ㅠ
그 후로 엄마들이 도윤이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도윤이가 제 자식들에게 접근하면 바로 보호막을 치는 엄마들...
난 아기 엄마한테 몇번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선생님도 오늘은 도윤이가 다른 엄마랑 노는 것보다 내 관찰 하에 있도록 도윤이를 내게 인도해오곤 했다.

그리고 점심 이후에 민재랑 계속 같이 있으면서, 도윤이가 민재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까봐 긴장을 했다. 결국 하루종일 난 긴장 상태였고 멀리 강남까지 외출을 함께 했더니 피곤해서 도저히 잠이 안온다.

얻어맞는 아이 엄마도 속상하지만, 가해하는 아기 엄마의 마음도 너무 불편하다.
도윤이의 성격...
아마도 내 분노가 흘러간 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대 맞으면 두대 때려야 속이 후련하고, 복수는 반드시 즉흥적으로 해야 직성에 풀리는...
성화의 과정 속에서 내려놓았다고 생각한 성격인데, 아들한테서 그것도 아기시절부터 공격성이 나타나는 것이 참 불편하다.

도대체 순종적이고 온유한 성격과 도전과 성취하고자 하는 열의는 함께 품을 수 없는 건가?
분명 온유한 성품달라고 기도했는데, 아기의 이 공격성은 뭔가??!!
도윤이가 얼렁 갈라디아서 2:20절 말씀을 알아먹어야 할 때까지 이럴 것인가?ㅠ,.ㅠ
암튼 오늘 우리 아들은 엄마의 뇌세포 수백개를 죽게했을 것이다.
posted by 기쁘게
2010. 10. 7. 00:43 엄마/도윤이일상
사람을 좋아하는 도윤이는 남자아이들을 보면 그냥 건드리는 정도로 관심을 표현한다.
그런데 여자애들을 보면 꼭 뒤에서 껴안는다.
그 모양이 꼭 헤드락을 걸어서 목을 조르는 듯하다.
나름 살살 안아주려고 하는 거 같지만, 힘 조절이 안되기 때문에 헤드락이 되어버린다.
저도 당황하고, 당하는 여아들도 놀라는 시츄에이션.

놀이학교에서도 세번이나 그랬고, 오늘 선민이한테도 도윤이는 헤드락을 걸었다.
지난 목요일 한 여아 뒤통수에 충격을 준 사건 이후로 도윤이가 누군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난 바로 튀어나가 저지시킨다.
모든 여아에게 헤드락을 걸지는 않는다.
조금 얌전하고 저보다 힘이 약하겠다 싶은 여아에게 그러는 것 같다.

인형 사랑은 여전하다.
베이비위스퍼에 보면 애착을 가지는 소유물을 적어도 3개를 만들라고 조언해서,
집에 강아지 인형을 느무 빨고 물고 하기에 인형 하나를 더 사주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외할매가 two-job으로 번 수익을 도윤이 인형에 투자하신다고 해서 마트에 갔었다.
많은 인형을 집적거리다가 다른 장난감으로 관심을 보여서 결국 인형은 내가 골랐다.
"헬로 키티"
분홍색 옷을 입은 헬로키티임에도 별로 애정을 보이지 않는다.
내일 아침까지 별 관심이 없으면 환불하고 다른 인형으로 사야겠다.

동물, 여린 여아, 인형을 보면 안아주고 토닥거리고 싶어하는 도윤이.
마음은 따뜻한 아이인 건 확실하다.
posted by 기쁘게
2010. 10. 5. 23:02 엄마/육아초보
운전 초보였던 시절을 회상하면 아찔할 때가 종종 있다.
그때는 참 겁이 없었다.
여태 4년이 넘도록 큰사고 없이 무사히 운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의 은혜라고 단언한다.
어떤이는 사고를 한번 내야 초보 딱지를 뗀다고 말하지만, 그건 정답이 아닌 거 같고...
사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운전패턴을 돌아보면서 좀 더 겸허해진다면, 그로서 초보를 면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난 운전경력 8개월~1년 즈음부터 내면에서 초보라는 딱지를 뗐던 거 같다.

육아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뭐니뭐니 해도 육아에 있어서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자긍심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
아이의 낑낑 거림에서 좀 숨통이 트였을 때에 스스로 초보 엄마 딱지와 안녕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육아 자긍심은 있다.
그리고 도윤이같이 씩씩한 아기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는 방법이 최선일 거다.
도윤이 양육에 대한 아쉬움보다 자신에 대해서 너무 조급해하지 않을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초보 딱지를 떼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내가 부쩍 기억력이 떨어져감을 느낀다.
영어를 아무리 보아도 머리에 남는 게 거의 없다.
(쓰고보니 팔팔했던 20대에도 마찬가지 였던 거 같다.)
꽤 스트레스를 받는다.
점점 둔해져가는 머리 회전을 느낄 때마다 이렇게 그냥 늙어가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꿈에도 고스란히 재현된다.

난 왜 지식욕이 많았던 것일까?
왜 20대에 신앙서적만 줄창나게 읽었을까?
남은 7년 3개월을 어떻게 준비해서 40대를 멋지게 맞이할까?

사회로부터의 격리, 한창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으로부터의 격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하다.
그렇다고 도윤이한테 우울모드로 대하는 건 아니다.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이 나는 아들 앞에서는 우울할 수가 없다.
다만 이런 밤이 되면, 육체는 고단한데, 그 고단함을 잠으로 풀어버렸다가는 40대에 맹한 아줌마로 전락하는 것이 두려운 거다. 
posted by 기쁘게
2010. 10. 3. 16:26 엄마/육아초보

아들 외출복이 적당한 사이즈가 없다. 물려받은 옷은 내년 가을즈음에 잘 맞을 옷들이고, 이번 가을에는 너무 없다. 안낭이 알려준 H&M에 한번 들러보려고 자가용도 아닌 대중교통으로 아들과 함께 외출을 했다.
와우, 무모한 도전!
아들은 나를 당황하게 소리를 질러대고, 마구 휘젖고 돌아다니고 싶어했다.
남편이 도와주러 온다고 해서 내심 고마웠는데, 예상보다 늦게 오자 안왔을 경우에 대한 다급함은 사라지고 왕짜증이 몰려왔다. 

posted by 기쁘게
2010. 9. 28. 22:30 엄마/도윤이일상
제목은 쌍둥이지만, 거의 유안이랑만 교감을 하고, 예안이는 뒤에서 포옹해서 호감을 표현하는 정도로만 다가갔다.
예안이는 여자라서 얌전히 앉아있고, 엄마인 나랑이 곁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어제 12시 30분부터 3시30분까지 나랑이네 있었다.
도윤이는 둥이들의 친구 곰인형을 보자 다가가서 뽀뽀하고 토닥거리는 등 인형에 대한 예우를 정중히 했다.
둥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자꾸 뺏으려하기에 강아지 레고를 들고 "멍멍"거려주었더니 갑자기 일어나서 방으로 가는 거다.
하도 집에서 멍멍 하면 강아지 인형을 안아대기에 속으로 방에 가서 곰인형 안고 있겠거니 했더니,
대박!!
도윤이는 지보다 좀더 큰 곰인형을 들어 안아서는 마루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나랑이와 난 빵 터졌다.
힘도 쎄거니와 인형을 안고 등장할 줄은 전혀 상상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아들은 인형을 좋아라한다.

어제인지 주일인지 서울에서 물린 모기 때문에, 오늘 귀와 이마에 혹이 났다.
약을 발라주어도 잘 가라앉지 않는다.

어제는 유안이 빵을 뺏어먹더니, 오늘은 남기모에 온 다른 아기의 간식을 거의 절반이상 뺏어먹었다.
분명히 밥을 먹여서 데려 갔건만, 무조건 누가 뭘 먹으면 본인이 더 많이 먹어야 만족하나보다.
엄청 먹어대기에 내가 민망했다.
아까 놀이학교 가서는 간식으로 바나나가 나왔는데, 제 몫을 다 먹고는 친구들 바나나에 눈독을 들이면서 다가가서 달라고 낑낑 거렸다.
심지어 남이 다 먹고 감추어둔 바나나 껍질을 들어올리면서 바나나를 찾는 모습에 난 민망함이 섞인 웃음을 지을 수밖에.
빵이며 떡이며 많이 먹여서 데려갔건만, 뭐든 먹는 순간순간 욕심을 보인다.
그럼에도 살은 풍풍 찌지 않는다. 그만큼 많이 움직여서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인가보다.

집에 와서는 내 파우치를 뒤지며 한참을 놀았다. 펜처럼 가늘고 긴 물건을 보면 놓지 않는다.
예전엔 입으로 물기만 했다면 오늘은 지 발에 꾹꾹 질러보며 놀았다. 마치 족마사지 하는 사람마냥.
노래를 자꾸 불러달라기에 불러주었더니, 1초 반응하고는 바로 뒤돌아서서 지가 관심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에 그때마다 노래를 멈췄다. 그랬더니 계속부르라고 칭얼거려서 눈을 보며 가르쳐주었다. "엄마한테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으면 같이 박수치고 놀아야지, 엄마는 널 위해 노래를 부르고, 너는 너가 원하는 놀이를 하면, 엄마는 노래를 불러줄 이유가 없지. 노래를 틀어주지 왜 불러야 하냐?" 그랬더니 더이상 칭얼거리지 않았다. 가르친 후에도 물론 그림을 들이대고 그 그림에 해당하는 노래를 부르라고 요구했지만, 반응을 보이는 순간까지만 노래를 불렀더니 지도 상호교감을 이해한 것인지(?) 더이상 강요하지는 않고 자기 갈길을 갔다. 아기라고 무조건 오냐오냐 다 들어주기보다는 질서를 가르쳐야 하나 보다. 못알아듣는 거 같아도 나름의 눈치로 다 알게 되니 말이다.

 
posted by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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