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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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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5. 23:02 엄마/육아초보
운전 초보였던 시절을 회상하면 아찔할 때가 종종 있다.
그때는 참 겁이 없었다.
여태 4년이 넘도록 큰사고 없이 무사히 운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의 은혜라고 단언한다.
어떤이는 사고를 한번 내야 초보 딱지를 뗀다고 말하지만, 그건 정답이 아닌 거 같고...
사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운전패턴을 돌아보면서 좀 더 겸허해진다면, 그로서 초보를 면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난 운전경력 8개월~1년 즈음부터 내면에서 초보라는 딱지를 뗐던 거 같다.

육아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뭐니뭐니 해도 육아에 있어서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자긍심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
아이의 낑낑 거림에서 좀 숨통이 트였을 때에 스스로 초보 엄마 딱지와 안녕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육아 자긍심은 있다.
그리고 도윤이같이 씩씩한 아기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는 방법이 최선일 거다.
도윤이 양육에 대한 아쉬움보다 자신에 대해서 너무 조급해하지 않을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초보 딱지를 떼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내가 부쩍 기억력이 떨어져감을 느낀다.
영어를 아무리 보아도 머리에 남는 게 거의 없다.
(쓰고보니 팔팔했던 20대에도 마찬가지 였던 거 같다.)
꽤 스트레스를 받는다.
점점 둔해져가는 머리 회전을 느낄 때마다 이렇게 그냥 늙어가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꿈에도 고스란히 재현된다.

난 왜 지식욕이 많았던 것일까?
왜 20대에 신앙서적만 줄창나게 읽었을까?
남은 7년 3개월을 어떻게 준비해서 40대를 멋지게 맞이할까?

사회로부터의 격리, 한창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으로부터의 격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하다.
그렇다고 도윤이한테 우울모드로 대하는 건 아니다.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이 나는 아들 앞에서는 우울할 수가 없다.
다만 이런 밤이 되면, 육체는 고단한데, 그 고단함을 잠으로 풀어버렸다가는 40대에 맹한 아줌마로 전락하는 것이 두려운 거다. 
posted by 기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