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윤이일상
엄마 립스틱 색 좋은데~
기쁘게
2010. 10. 15. 00:20
근본적으로는 내가 부주의한 거지만, 아들한테 처음으로 세게 볼기를 두대 때리게 한 사건.
가방을 뒤져서 립스틱을 꺼내 손에 덕지덕지.
도윤 자신의 내복은 말할 것도 없고, 내 가방, 책, 우리 이불에 붉은 립스틱 자국 짙게 내주신 우리 아들. 처음 도윤이를 보자마자 코피가 난 줄 알았다. 요근래 오른쪽 코에서 피가 맺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깜박 졸다가 눈을 떴더니 립스틱 잔뜩 묻은 손으로 내 목을 감싸서 뽀뽀하며 자신의 만행을 무마하려는 아들의 웃음. 그걸 보는 순간, 졸음장군 물러가시고 머리가 차가워졌다. 벌떡 일어나서는 주변을 살피고 휴지로 빨리 닦아야 할 부분부터 살폈다. 바닥을 박박 닦다가 아들 손을 닦아주고는 옷부터 갈아입혀야겠다는 생각과 이거 그냥 넘어가선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오버랩된다. 바지를 벗기고 다른 바지로 갈아입히려다 말고, 화를 참지 못해 궁둥이를 아주 세게 때리면서 훈육을 했다. 감정같아서는 아마 립스틱 색깔만큼이나 아기 볼기짝 색깔이 변하도록 때렸겠지만, 고놈 그렇게 때린다고 변하는 건 없으니까 경고성으로 세게 두대 양쪽을 때렸다. 지도 잘못한 것을 아는 눈치였다. 그래도 아프고 엄마가 그렇게 세게 나올거라 예상을 못했으니 마구 우는데, "니가 뭘잘했다고 울어!!"라니까 울음을 그치고 눈치를 살폈다. 와~~눈치를 보는 수준으로 뇌가 발달한 것이 놀랍기도 했고, 코피인 거로 착각할만큼 아들이 걱정되었기에 그냥 웃으면서 카메라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찍어볼까도 했다. 그런데 그랬다가는 세게 볼기 때린 효과가 감소될 거 같아서 아들 잘때 이렇게 내복만 찍었다.
립스틱은 사진과 같이 몽당이 되었다. 사서 몇번 바르지도 않은 건데... 도윤이 임신했을 때 사서 조리하느라 통 못바르고 아기한테 묻을까봐 가방에 잘 넣어놓고 가끔 발랐던 건데... 립스틱은 이렇게 운명을 달리했다.
내 아들!! 나중에 돈 열심히 벌어서 아내나 여친만 화장품 사주지 말고, 엄마부터 좋은 화장품 사줘라. 너 덕분에 얼굴에 주름도 늘고, 멋도 못내봤다.ㅠ,.ㅠ
그렇게 나한테 된탕 혼이 난 후에 놀이학교에 갔는데, 분풀이를 친구에게 하고 말았다.
상태가 그닥 유쾌하지 않은 날인데다가, 모르는 친구가 와서는 껴안은 것이 여간 귀찮았던 게 아니었던 거 같다.
나름 귀찮은 행동에 대해 거부표시를 했는데(밀쳐냈는데도) 친구가 힘을 줘서 꽉 껴안으니까 그 성질을 못이기고 상대 아기 볼을 깨물었다. 자국이 아주 선명하게 남았다.ㅠ,.ㅠ
그 후로 엄마들이 도윤이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도윤이가 제 자식들에게 접근하면 바로 보호막을 치는 엄마들...
난 아기 엄마한테 몇번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선생님도 오늘은 도윤이가 다른 엄마랑 노는 것보다 내 관찰 하에 있도록 도윤이를 내게 인도해오곤 했다.
그리고 점심 이후에 민재랑 계속 같이 있으면서, 도윤이가 민재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까봐 긴장을 했다. 결국 하루종일 난 긴장 상태였고 멀리 강남까지 외출을 함께 했더니 피곤해서 도저히 잠이 안온다.
얻어맞는 아이 엄마도 속상하지만, 가해하는 아기 엄마의 마음도 너무 불편하다.
도윤이의 성격...
아마도 내 분노가 흘러간 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대 맞으면 두대 때려야 속이 후련하고, 복수는 반드시 즉흥적으로 해야 직성에 풀리는...
성화의 과정 속에서 내려놓았다고 생각한 성격인데, 아들한테서 그것도 아기시절부터 공격성이 나타나는 것이 참 불편하다.
도대체 순종적이고 온유한 성격과 도전과 성취하고자 하는 열의는 함께 품을 수 없는 건가?
분명 온유한 성품달라고 기도했는데, 아기의 이 공격성은 뭔가??!!
도윤이가 얼렁 갈라디아서 2:20절 말씀을 알아먹어야 할 때까지 이럴 것인가?ㅠ,.ㅠ
암튼 오늘 우리 아들은 엄마의 뇌세포 수백개를 죽게했을 것이다.
가방을 뒤져서 립스틱을 꺼내 손에 덕지덕지.
립스틱은 사진과 같이 몽당이 되었다. 사서 몇번 바르지도 않은 건데... 도윤이 임신했을 때 사서 조리하느라 통 못바르고 아기한테 묻을까봐 가방에 잘 넣어놓고 가끔 발랐던 건데... 립스틱은 이렇게 운명을 달리했다.
내 아들!! 나중에 돈 열심히 벌어서 아내나 여친만 화장품 사주지 말고, 엄마부터 좋은 화장품 사줘라. 너 덕분에 얼굴에 주름도 늘고, 멋도 못내봤다.ㅠ,.ㅠ
그렇게 나한테 된탕 혼이 난 후에 놀이학교에 갔는데, 분풀이를 친구에게 하고 말았다.
상태가 그닥 유쾌하지 않은 날인데다가, 모르는 친구가 와서는 껴안은 것이 여간 귀찮았던 게 아니었던 거 같다.
나름 귀찮은 행동에 대해 거부표시를 했는데(밀쳐냈는데도) 친구가 힘을 줘서 꽉 껴안으니까 그 성질을 못이기고 상대 아기 볼을 깨물었다. 자국이 아주 선명하게 남았다.ㅠ,.ㅠ
그 후로 엄마들이 도윤이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도윤이가 제 자식들에게 접근하면 바로 보호막을 치는 엄마들...
난 아기 엄마한테 몇번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선생님도 오늘은 도윤이가 다른 엄마랑 노는 것보다 내 관찰 하에 있도록 도윤이를 내게 인도해오곤 했다.
그리고 점심 이후에 민재랑 계속 같이 있으면서, 도윤이가 민재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까봐 긴장을 했다. 결국 하루종일 난 긴장 상태였고 멀리 강남까지 외출을 함께 했더니 피곤해서 도저히 잠이 안온다.
얻어맞는 아이 엄마도 속상하지만, 가해하는 아기 엄마의 마음도 너무 불편하다.
도윤이의 성격...
아마도 내 분노가 흘러간 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대 맞으면 두대 때려야 속이 후련하고, 복수는 반드시 즉흥적으로 해야 직성에 풀리는...
성화의 과정 속에서 내려놓았다고 생각한 성격인데, 아들한테서 그것도 아기시절부터 공격성이 나타나는 것이 참 불편하다.
도대체 순종적이고 온유한 성격과 도전과 성취하고자 하는 열의는 함께 품을 수 없는 건가?
분명 온유한 성품달라고 기도했는데, 아기의 이 공격성은 뭔가??!!
도윤이가 얼렁 갈라디아서 2:20절 말씀을 알아먹어야 할 때까지 이럴 것인가?ㅠ,.ㅠ
암튼 오늘 우리 아들은 엄마의 뇌세포 수백개를 죽게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