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배우기
옆에 D-day기능보고 깜놀했다.
도윤이가 세상 빛 본 지 벌써 700일이 넘은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20여일 후면 두돌인데...
나라는 엄마는 다른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몇일 경과했다는 걸 세지 않았다.
(도윤아빠와 연애 할 때도, 몇일이니 따지지 않고 그냥 넘겨왔다.)
상대와의 관계에 대한 무성의는 결코아니다.
날짜를 세는 게 지난 날에 대한 애착같다는 나만의 생각때문이다.
암튼 지난 2년여 세월이 내게는 참 소중했고, 내 간의 크기만하던 도윤이가 내 하체길이에 육박하게 클만큼 엄청난 성장도 지켜보았다.
도윤의 대근육 운동 발달은 매우 빨랐다.
목을 가눈 것도 100일 이전이었고, 뒤집기, 앉기, 잡고 일어서기, 기기, 걷기, 뛰기, 점프놀이 등...
예전이나 요즘이나 활동성은 객관적으로 평균 이상이다.
그런데, 말은 좀 더디다.
아빠, 엄마, 물, 아멘, 출발 등의 자주 접하는 단어 외에는 외계어를 구사했고,
따라하라는 말은 좀 따라하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베시시 웃으며 엄마의 가르치려는 노력을 은근 묵살했다.
그런데 오늘밤은 할머니와 엄청난 말을 구사해냈다.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들을 명확하게 따라하는 것 아닌가!
우리 방에 않아있다가 도윤의 외침들에 감동해서 튀어나왔다.
그러나 관람객이 많아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딴청이다.
암튼 도윤의 발음은 매우 명확했고, 나름의 시도 역시 적극적이었다.
내가 하라고 하면 너무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데, 할머니가 하라고 하면 못해도 재미있는 걸까?
이유야 어찌됐든, 도윤이는 내가 해보라는 건 잘 안하려 한다.
반면 노래는 잘 흥얼거린다.
발음 들리는 대로 노래하기에 뜻은 잘 안통하고, 노래가 쭉 이어지기보단, 자기가 확실하게 발음할 수 있는 구절만 노래한다.
곰세마리.
생일 축하합니다.
아침바람 찬바람에
외에 여러번 들어본 다른 노래들...
노래로 말을 가르쳐볼까도 했는데, 우리 아이에게만 한정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래는 노래요, 말은 말이더군.